네가 있으므로 * 소꿉친구 그러니까, 더 이상은 아무런 미련도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. 이대로 땅이 꺼지든 화산이 폭발하든 갑자기 물에 빠지든, 잃을 것도 없는 인생 여기서 끝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. 좀 오래 전부터 그랬다. 이걸 잘하네, 이쪽 일 해보는 게 어때? 저걸 잘하네. 저건 어때? 뭐하나 잘난 게 없는 나는 그런 얘기 한 번을 들은 적이 없다. 그렇다고 딱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. 그러면 항상 어른들은 말했다. ‘꿈’이 있어야 해. 너 커서 뭐하려고? 흥미 있는 걸 찾아봐. 그렇게 유년 시절을 보내면서 내가 얻은 결론 하나는, 이 세상 많은 일 중에 내가 좋아할 일은 없다. 그것 하나뿐이었다. 어찌됐든 뭐라도 해야지 싶어 남들 따라가다보니 어찌저찌 대학은 가 있더랬다. 그것마저 졸.. 더보기 이전 1 2 3 4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