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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7/10

나, 너를 위해 * 내가 너를 위해 / 너와 나, 우리를 위해 덜컹. 온 몸에 전해져 오는 진동에 놀라 눈을 떠보니, 아니. 눈을 뜬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주위가 온통 캄캄했다. 몸을 일으켜 보려고 했지만 손도 발도 무언가에 묶여 있는 듯,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. 아마도 자루에 담긴 채 자동차에 실려 어딘가로 향하고 있나보다. 간신히 숨만 쉴 수 있는 작은 구명과 내 귀에 의존해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그 정도뿐이었다. 그럼 역시, 잡혀온 건가. 어디 아픈 곳이나 맞은 흔적은 없는 것 같으니 마취제? 수면가스 살포 같은 뻔한 함정에 당했나보네. 그래도 나름 경찰이라더니, 괜히 나서다가 이게 뭐야, 한심하게. 시작점은 1년 전쯤, 자신들을 테러조직이라고 칭하는 이들이 한 날 한 시에 들고 일어난 사건이었다. 그렇게 발.. 더보기
[황흑] 끝나지 않는 여름, 그 안에서 * 타임 루프 소재입니다. * 사망 소재.유혈 주의 * 배경은 테이코 01 7월 11일 3시 40분.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가까스로 내뱉으며 계단을 뛰어올라갔다. 한 걸음에 두 계단씩, 박차고 나갈 때마다 복도에는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. 더는 안 돼, 이번엔 제발- 환한 빛이 한 줄기 새어나오는 옥상 문을 쾅-하고 열어젖히자 한여름 햇빛이 온 공간을 메워 눈이 부셔왔다. 반사적으로 잠시 감았다 뜬 눈. 흐릿한 시야 속에서 점점 선명해져가는 건 너무도 푸른 하늘, 그와 꼭 닮은 머리색을 가진 너의 뒷모습이었다. 큰 소리에 놀랐는지 너는 고개를 돌려 이쪽을 바라보았다. 그래, 수없이 창 밖에서 떨어지던 너. 틀림없이 너였어. 02 7월 11일 3시 10분. 캄캄한 어둠 속. 눈은 뜨지 않았지만 천천히 .. 더보기